사패산 살인범 “돈 빼앗으려… 못 쫓아오게 하의 벗겼다”

입력 2016-06-12 11:02 수정 2016-06-12 11:25

경기도 의정부 사패산 여성 등산객 살인사건도 인근 서울 수락산 살인처럼 금품 절취를 위한 강도살인으로 잠정 결론 내려지면서 여성들의 나홀로 등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경찰서는 지난 7일 사패산 4부 능선 등산로 부근 바위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45·남)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0일 오후 경찰에 자수한 후 검거되는 과정에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정모(55·여)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후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과 대조한 결과 문양 및 치수가 일치해 긴급체포했다.

일정한 주거와 직업 없이 일용 노동자로 생활하던 피의자 정씨는 범행 당일인 7일 오전 10시께 사패산에 올라가 소주 1병을 마시고 배회하다 오후 3시께 사건발생 현장에서 혼자 음식을 먹고 있는 피해자 정씨를 발견,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목을 감아 조르고 머리를 가격해 살해 후 가방 안에 있던 지갑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후 정씨는 지갑 속의 현금 1만5000원만 챙기고 범행 장소에서 200m를 내려와 등산로 미끄럼방지용 멍석 아래에 지갑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갑 안의 신용카드와 도서관카드는 그대로였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쫓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바지를 내렸으나 성폭력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DNA 분석 등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성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오전 10시30분께 피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등산로 일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용카드 등이 담긴 지갑을 발견했다.

정씨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 후 자신의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다 경찰수사에 대한 압박과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으로 피의자 정씨에 대해 추가조사를 거쳐 상세한 범행경위 등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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