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돌처럼 굳어가는 '석상(石像)소년' 웃음 되찾을까

입력 2016-06-12 00:10
사진 조시 스톤 재단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 캡처
사진 소시 스톤
사진 조시 스톤
11살 소년의 몸은 점점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태어난지 보름째 되는 날, 온 몸의 피부가 한번 벗겨진 뒤, 고기 비늘 같은 것이 빨리 자라 쌓이기 시작했고 점점 두꺼워지고 검게 변했습니다. 아이의 머리는 하얀층을 뒤집어썼고, 얼굴은 검게 변해 마치 ‘석상’(stone statue·石像)처럼 돼 버렸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미러지와 데일리메일 온라인 등에 따르면 네팔 배그렁이라는 외딴 곳에 사는 라메시 쿠마리(11)는 ‘어린선(魚鱗癬)’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국민일보는 ‘온 몸을 덮고 있는 비늘을 하루 두 번씩 벗겨내야 사는 아이’라는 제목으로 ‘층판상 어린선’을 갖고 태어난 미국 소년 에반 파쉬아노(5)의 사연을 전해 드렸습니다. 라메시 역시 에반과 같은 피부질환을 앓고 있지만 증상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어린선은 피부에 딱딱한 비늘층을 만드는 희귀성 유전 질환입니다. 유전자 결손으로 생기는 질환이고, 치료법은 없습니다. 단지 피부를 항상 촉촉하게 케어하고 비늘층이 굳어지기 전에 늘 벗겨내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라메시의 몸은 에반보다 더 거칠게 메말라 있습니다. 그렇다고 에반처럼 부모의 지극 정성으로 하루 두 번씩 비늘층을 벗겨내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그의 몸과 사지는 비틀어진 상태로 거칠게 굳어버렸고 걸을 수 조차 없울 뿐 더러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일상 생활은 불가능합니다.

라메시의 엄마는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아이는 화장실 가거나 배가 고플때만 의사 표시를 겨우 합니다. 엄마는 라메시의 피부에 이상이 생긴 사연을 털어놨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 15일 후 피부가 갑자기 벗겨졌고, 새 피부가 돋아나 매우 두껍게 자라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딱딱하고 검게 변했죠. 우리는 어떻게 해얄지 몰랐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라메시의 혐오스런 외모 때문에 외톨이가 됐다는 점입니다. 라메시 아빠는 “어떤 애들이라도 우리 아이를 보면 울음을 터뜨리고 달아난다. 그게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며 울먹였습니다. 라메시 아빠는 한달 월급이 7000루피(44파운드, 한화 7만3000원)에 불과해 아들의 병 치료에 엄청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영국의 가수 조시 스톤으로부터 극적인 도움을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조시 스톤 재단은 라메시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치료를 위해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네팔에 공연을 온 조시는 협연한 네팔 가수로부터 라메시의 얘기를 전해들었고 아이에 관련된 영상을 보기도 했습니다. 또 후원금 모금을 위해 수도 카트만두에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라메시는 조시 스톤 재단의 도움으로 현재 카트만트 메디컬센터에서 치료에 들어갔고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라메시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