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굶고 있지만 희망을 먹고 있다…이재명 시장

입력 2016-06-12 00:00

“밥은 굶고 있지만 희망을 먹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은 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지방재정개편 저지를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정부가 빼앗아간 4조7000억원을 되돌려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닷새째 단식농성 중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정찬민 용인시장, 채인석 화성시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이 시장은 “지방자치는 김대중 대통령이 13일 단식을 통해 박정희 정권이 폐지한 제도를 되살린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자치분권 확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지방재원을 자꾸 뺏어가서 결국 빈껍데기로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이 시장은 “2014년에 정부 스스로 지방자치단체에 돌려주기로 약속한 4조7000억원을 지금 즉시 돌려달라”며 “지방자치단체간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면 4조7000억원을 원상복구 할 때 공평하게 돌려주면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하루 세끼를 굶지만 하루에 백끼, 천끼, 만끼, 십만끼의 희망을 먹기 때문에 배고프지 않다”며 “여러분은 굶지 마시고 현장에서 열심히 싸우고, 이 정부의 부당한 조치를 대한민국 온 세상에 알려서 지방자치가 살아남고 민주주의가 살아남고 우리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그러한 세상 함께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민문화제에 참석한 다른 시의 시장들도 지방재정개편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찬민 시장은 “행정자치부가 자치단체장을 무시하고 지방자치를 압살시키고 학살시킨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번 제도개편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인석 시장은 “강남3구 빼면 재정자립도 1위가 화성인데 이제 화성은 제도개선 없이도 교부단체가 된다고 한다”며 “정부가 저질러 놓은 일 반드시 해결하고 우리 스스로 자치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끝까지 서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태영 시장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17개 광역자치단체 함께 잘살자고 한다”며 “우리는 정말 아끼고 살뜰히 해서 이제 우리 돈으로 우리 발전하는데 제발 중앙정부가 건들지만 말아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경기도 내 각 지역에서 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