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난 당신이 만난 사람 중 제일 덜 인종차별적인 사람이야”

입력 2016-06-11 17:4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계 연방 판사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며, 누구도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뒷수습에 나섰다.

=국민일보 db

10일(현지시간) 미국 에서 트럼프는 “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사실 당신이 이제껏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덜 인종차별적인 사람(I am the least racist person)”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흑인인 권투 프로모터(경기 기획·주최자)인 도널드 돈 킹이 직접 보내준 것이라며 흑인 주간지 ‘콜&포스트’의 최신호 카피본 한 부를 WP기자에게 보여줬다. 잡지 맨 뒷면에는 대통령에는 트럼프를, 부통령에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전면 광고가 게재돼 있었다.

트럼프는 “재미있지 않느냐”며 “킹은 (대통령으로) 나를 지지했다. 그는 누구보다 인종주의를 잘 아는 사람인데, 그가 인종주의자를 지지할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을 인종주의자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그걸 믿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저 선거운동에서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도 빌 클린턴을 인종주의자라고 했지만 나는 클린턴이 인종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들도 내가 인종주의자라고 생각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인종주의자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저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의 보좌진들이 클린턴이 오바마의 인기를 ‘꾸며낸 이야기’처럼 무시한 것에 대해 비판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인종주의와 편견, 여성 혐오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제3의 후보를 찾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