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14일부터 8월 7일까지 천 화백의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를 서소문 본관 2층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전에는 천 화백이 1998년 서울시에 기증한 93점의 전체 작품이 처음으로 한꺼번에 전시된다. ‘고(1974년작)’, ‘초원Ⅱ(1978년작)’, ‘막은 내리고(1989년작)’ 등 소장가로부터 대여한 작품을 포함해 총 1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관은 ‘인생’, ‘여행’, ‘환상’이라는 3가지 주제로 나눠 천 화백의 학생 시절 작품부터 시작해 60여 년의 작품 세계는 물론 관련 기록물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기존에 ‘천경자 상설전시실’로 사용됐던 공간을 ‘아카이브’ 섹션으로 연출해 어린 시절부터 별세 전까지 천 화백이 남긴 수필집과 기고문, 삽화, 관련 기사, 사진, 영상 등도 볼 수 있다.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 등을 역임한 천 화백은 1991년 ‘미인도’ 위작 사건 논란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측과 홍역을 치른 뒤 작품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1998년 일시 귀국해 서울시립미술관에 자신의 작품 93점을 기증했다.
이번 추모전 제목은 천 화백이 남긴 수필집 ‘자유로운 여자’에 있는 한 구절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 어디서 일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람들. 그 위에 인생이 떠 있는지도 모른다’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화백은 그림 외에도 수필 활동을 하며 ‘탱고가 흐르는 황혼’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등 1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