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쿠웨이트에서 대량으로 밀주를 제조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경찰에 붙잡혔다고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현지 일간지인 아랍 타임스(Arab Times) 등 현지 언론은 이날 경찰이 밀주 58배럴, 그러니까 200리터들이 드럼통 46개 분량의 밀주 원액과 술이 담긴 병 322개, 그리고 제조장비 일체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밀주를 만들던 북한 노동자 2명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RFA는 전했다.
쿠웨이트 경찰은 6월 3일에도 아흐마디(Ahmadi) 지역의 한 농장을 급습해 55배럴의 밀주를 압수하고, 2명의 북한 노동자를 체포했다.
이번에 압수된 밀주의 양을 모두 합치면 약 1만8000리터로 중간상인에게 넘길때 미화로 약 5만 달러어치나 된다.
아랍어로 ‘나의 친구’라는 뜻의 일명 ‘싸대기’라 불리는 밀주는 쿠웨이트에서 제조와 판매가 엄격히 규제되고 있으며 적발시 엄벌에 처해진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과거에는 북한 노동자들의 집단 숙소 식당에서 주로 밀주를 제조했지만, 최근 현지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북한 노동자 2-3명이 숙소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현지인의 집을 빌려 밀주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이 평양으로부터 자금 상납을 지속적으로 강요받고 있는 가운데 건설공사 현장에서 받는 돈만으로는 이를 충당하기 힘들어 암암리에 밀주 제조에 내몰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지난 해 10월 쿠웨이트서 북한 노동자 22명으로 구성된 밀주 제조단이 체포된 이후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해외 현지에서의 밀주 제조 및 판매를 절대 금지하고 적발시 엄중 문책하겠다고 지시했지만, 사전에 보위부의 허가를 받고 수익의 상당부분을 상납하는 조건으로 계속해서 이같은 불법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