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노병용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등 무더기 구속

입력 2016-06-11 10:32
환경단체로부터 스노폼을 맞은 노병용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현 롯데물산 대표)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병주 기자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제조·판매 책임자인 노병용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65·현 롯데물산 대표이사)과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61)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11일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노 전 본부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본부장에겐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용마산업 김모(49) 대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몬사 한국법인 QA 팀장 조모(42)씨, 홈플러스 전 법류관리팀장 이모(50)씨에 대해서도 역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용마산업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하청을 받아 직접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회사다. 데이몬사는 롯데마트의 하청을 받아 안전성 검사 관련 외주를 담당한 컨설팅 업체다.
 다만,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56)씨와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59)씨, 롯데마트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55)씨에 대한 영장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됐다.
 이밖에도 옥시레킷벤키저 연구용역 실험을 진행하며 옥시에 유리하도록 결과를 제공한 유모(61) 교수도 배임수재 및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유 교수는 2011년 옥시 측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2400만원을 건네받고 옥시 측에 유리한 결론을 내기 위해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 노출재현 실험을 진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주요 피의자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이 결정되면서 지난 1월부터 이어져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남아있는 부분은 영국에 있는 옥시 본사와 존 리, 거라브 제인 등 전 한국지사 대표 등 옥시 외국계 임원들에 대한 수사다. 그러나 대다수 임원들이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