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모야모야병 환자입니다” 아기 엄마글 눈물…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6-11 00:35
“저는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습니다. 몸에 마비가 올까봐 아이에게 풍선 한 번 못 불어준 엄마인데요. 저와 같은 병을 앓는 여대생이 강도를 만나 의식불명이라니 가슴 아프네요.”

KBS 뉴스 캡처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는 여성이 인터넷에 남긴 글에 네티즌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그녀는 같은 병을 앓던 10대 여대생이 강도를 피해 달아나다 뇌졸중으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인터넷에서는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1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네티즌 A씨는 전날 밤 한 커뮤니티에 ‘전 모야모야병 환자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최근 ‘모야모야병’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자 ‘치료방법이 개발됐나?’는 생각으로 잠시 설랬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의정부에서 일어난 사건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의정부에 사는 19살 여대생 B씨는 지난 5일 골목길에서 흉기를 들고 돈을 뺏으려던 서른 살 강도 C씨를 만나 도망치는 과정에서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치상 혐의로 C씨를 붙잡았지만 B씨는 중태에 빠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모야모야병 환자인 B씨가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필사적으로 달리는 바람에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증세가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뇌혈관이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막히거나 터질 수 있다는군요. 국내에는 2000여명의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A씨는 스무살이던 13년 전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병에 대한 인식조차 거의 없었고 수술해도 완치가 안 된다고 해 A씨는 수술을 선택하지 못했고 조심조심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A씨는 결혼해 출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몸이 약해 아이에게 풍선 한 번 불어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도 없고 수술해도 완치도 없고. 스스로 조절해가며 살아야 합니다. 아직도 아이에게 풍선 한번을 못 불어줬습니다. 풍선을 불려고 힘을 주면 손에 마미가 오거든요. 어느샌가 다리와 얼굴 한쪽에도 마비가 옵니다.”

또 조금이라도 집중하거나 힘든 일을 하면 마비가 오거나 두통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A씨는 그래도 자신처럼 잘 조절하고 살면 큰 문제가 없을 병인데 피해 여대생과 그 가족이 겪을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힘든 병이지만 본인이 잘 조절하며 살면 문제없을 병인데,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이겨낼 수 있을 병인에,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네요.”

네티즌들은 힘겨운 병마를 잘 이겨낸 A씨와 강도를 만나 의식불명에 빠진 B씨를 함께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모야모야병 참 무섭군요. 그래도 출산까지 하시고 대단하십니다” “얼마나 놀랐으면 ㅜㅜ 하루빨리 의식이 돌아오길 기도할게요!! 힘내세요” “아르바이트 하면서 생계를 도운 효녀라는데요, 눈물 나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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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