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이적생 NC 박석민…2경기 연속 만루포로 팀 8연승 견인

입력 2016-06-11 03:55
사진=뉴시스

역대 최고액인 자유계약선수(FA) 4년 총액 96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사나이 박석민(31·NC 다이노스)은 고향 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개막 후 16경기 동안 타율 0.350을 넘기며 NC의 중심 타선에 화력을 더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다. 뜨겁던 방망이는 갑자기 식어버렸다. 지난달 1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4차례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같은 달 21일 삼성 전부터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부활하는 듯 했으나 4경기 연속 무안타로 다시 주춤했다.

그의 방망이는 한때 미지근했다. 그럼에도 ‘노트 필기’와 ‘열공’은 계속 됐다. 박석민은 타격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 상대 투수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슬럼프 탈출구를 스스로 잘 찾아낸다. 상대투수의 작은 습관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야구팬 사이에서는 ‘박석민은 그냥 내버려두면 다시 타격감을 되찾는다’는 믿음이 있다. 지난 수년간 이어져 온 그의 특징이다.

박석민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 쇼를 시작한 것이다. 이달 들어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469(32타수 15안타) 21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홈런포도 되살아났다. 박석민은 1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9회초 2-2 동점 상황에서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연속 만루포. 이틀 연속 만루홈런은 역대 5번째다. 2011년 당시 한화 소속이던 카림 가르시아 이후 5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덕분에 팀도 구단 최다 타이인 8연승을 질주했다.

0.259까지 곤두박질쳤던 박석민의 시즌 타율은 0.298까지 치솟았다. 곧 3할을 넘길 모양새다. 박석민은 “지난달에는 정말 잘 안 맞았다. 다음 주 경기까지는 감을 되찾는 중요한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박석민의 부활은 NC에게 반갑다. 이에 NC는 최근 10경기 9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이미 3할 중반대 타율로 안정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나성범, 에릭 테임즈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로서 역할을 해준다면 NC로선 더할 나위가 없다. 창단 첫 왕관을 노리는 NC가 박석민의 부활과 함께 선두를 추격할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