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창립 66주년이 된 10일 밤 생일 파티에서 경제 원로들에게 쓴 소리를 들었다.
서울대에서 반평생 거시경제학을 가르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한국은행은 ‘최종 대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최초 대부자’가 된 느낌”이라며 “안타깝다”고 했다.
한은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1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비판이다.
정 전 총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은이 동원된 배경으로 “정부가 책임을 안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의 기본 역할은 마지막 안전판인 최종 대부자인데, 정부 재정보다 먼저 움직여 최초 대부자가 됐다고 실랄하게 비꼰 것이다.
정 전 총리는 한은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지금 금리를 내려 풀릴 상황이 아니다”라며 “구조조정과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한은 총재들도 짧지만 여운이 남는 말을 남겼다. 이성태 전 총재는 한은의 자본확충펀드 참여에 대해 “평가를 사양한다”라며 “5년 뒤 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박승 전 총재 역시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한은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에 부단히 관심을 두고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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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