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혈액형, 위암 발생 확률 낮다?

입력 2016-06-10 17:13

B형 혈액형에서 최대 61%,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을 없앴을 때 최대 80%까지 위암 발생 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액형과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에 따라 위암 발생이 좌우된다는 얘기여서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은 2006년 2월~2014년 5월 8년여동안 식도쪽에 위치한 부위(분문부)를 제외한 ‘비분문부 위암’ 환자 997명과 대조군 1147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 혈액형, 성별, 연령, 위암 가족력, 식생활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ABO식 혈액형 중에서 B형(BB, BO, AB) 혈액형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군은 B형이 아닌 환자군보다 위암에 걸릴 확률이 낮았다. 특히 대립 유전자가 두 개인 경우(BB)에는 B형 유전자가 없는 경우에 비해 약 46% 가량 위암에 걸릴 확률이 낮았다. B형 대립 유전자가 한 개인 경우(BO, AB)에도 B형 유전자가 없는 경우에 비해 약 27% 정도 위암 발생 확률이 낮았다.

위암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암’을 ‘장형 위암(암세포가 한 곳에 뭉쳐서 덩어리로 자라는 형태)’과 ‘미만형 위암(암이 깨알 같이 작은 크기로 군데군데 퍼지면서 생기는 형태)’으로 나누었을 때 미만형 위암인 경우 B형 대립 유전자가 두 개(BB) 인 경우 61%까지 암 발생 확률이 줄어어들었다.

연구팀은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면서 16세 이상 한국인의 약 54.4%가 감염됐다고 보고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제균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환자 중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65%가량 위암 발생 확률이 낮았다. 특히 발견 및 치료가 까다로운 ‘미만형 위암’군에서는 위암 발생률이 80%나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제균 치료와 이를 위한 건강보험 적용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