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회 후 뒤풀이 자리. 지도교수는 대학원에 갓 입학한 신입생 B씨는 옆자리에 앉혀 놓고 어깨를 껴안고 볼을 쓰다듬고 일으켜 세워 춤을 춘다. 자리에 같이 한 대학원생들은 하나같이 딴청이다. 대학원을 계속 다녀야 할지 고민이다.
지금 대학원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교수들의 폭행과 갑질, 성희롱, 논문 가로채기와 대필, 연구비 비리, 연구실 군기 등 대학원 내부의 문제를 고발하는 책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북에디션)이 출간됐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고대원총)가 기획하고 전국 대학원생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11편의 웹툰이 책에 수록됐다. 지난해 11월부터 고대원총 홈페이지와 네이버에 연재돼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우리가 학생인 줄 알아? 착각하지 마. 우린 노예야.”
“원래 이런 것이냐고 물었다. 원래 이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5년 동안 갈아 넣은 청춘이 백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십 년 동안 논문을 54편이나 대필해줬다는 것. 그 과정에서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문드러졌을지….”
한 편 한 편이 충격적이다. 이런 얘기들이 그동안 감춰져 있었다니 놀랍기도 하다. 만화니까 좀 과장되지 않았을까?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