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0일 정책 워크숍을 열어 계파 청산을 선언했다. 공천 파동과 4·13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불거진 집안싸움을 끝내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단합하자는 취지였다. 남은 건 후속 조치와 실천이다.
정권 재창출 위한 ‘일시 휴전’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워크숍엔 당 소속 의원 122명 중 110여명이 참석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참석자 전원이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셔츠를 입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또 다시 계파 타령하면 당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계파 문제는 이제 정치 박물관으로 보내야한다”고 했다. 또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 앞에서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 김 전 대표는 강석호 김학용 이혜훈 홍일표 의원 등과 담소를 나눴다. 정 원내대표는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과 다과를 함께 했다.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다가 이를 의결할 전국위원회가 무산되자 곧바로 자진사퇴했던 김용태 의원도 오랜만에 공식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당초 구상했던 혁신안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공천 파동과 관련해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청와대 정무라인,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및 김 전 대표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무소속 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일괄 복당 추진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제별로 나눠 진행된 분임토의는 경제·일자리 분야에 30명이 몰리는 등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삼삼오오 모여 상임위 물밑조정
워크숍 내내 특강과 토의가 있어졌는데 정작 의원들의 관심은 딴 데 있었다. 오는 13일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어 여기저기서 물밑 조율이 이어졌다. 의총에서 위원장 후보로 선출되면 본회의 표결을 거쳐 당선된다. 새누리당은 3선 의원 22명과 상임위원장 경험이 없는 4선 의원 2명 등 24명이 8개 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안전행정위원장을 희망하는 유재중 의원은 경쟁자인 강석호 의원을 만나자 “강 의원은 더 큰 정치를 하시라”며 에둘러 양보를 권했다. 강 의원은 “보통 이럴 땐 선수와 나이 순 아니냐”고 농담으로 맞받았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에 관심 있는 4선의 신상진 의원은 김학용 의원을 겨냥해 “형님 먼저 하고 아우가 하는 게 순리”라고 했다. 기획재정위원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이혜훈 의원은 “야당은 상임위원장 두 명을 여성 의원으로 하기로 했다”고 여론전을 폈다. 이런 상황이어서 일부 상임위는 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24명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도 적극적으로 연구를 해보자”고 언급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시·도당위원장에게 일단 지역 차원에서라도 교통정리를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과천=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계파 청산 선언한 새누리당, 정권재창출 다짐, 워크숍 곳곳서 상임위원장 조율 시도
입력 2016-06-10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