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 김정호(1804~1866)의 채색 ‘대동여지도’가 경매에 나온다. K옥션은 28일 오후 5시 여는 여름경매에 ‘대동여지도’를 포함해 총 70여점을 출품한다고 10일 밝혔다. ‘대동여지도’는 군현별로 각기 색이 칠해진 지도로는 국내 유일한 것이라고 K옥션은 말했다.
K옥션은 “대동여지도는 20여개 기관에서 소장 중이며 이 가운데 3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며 “출품작은 구성과 보존 상태 등을 볼 때 사료적 가치가 높은 희귀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채색지도는 미국 밀워키대학과 하버드 엔칭도서관 소장본을 포함해 전 세계에 3부가 있다고 K옥션은 덧붙였다. 추정가는 22억~25억원이다.
보물 1900호인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도 경매에 나온다. ‘주역참동계’는 도가의 심신수련 방식과 장생불로를 위해 복용하는 단약 제조법을 4~5자 운문으로 담은 서책이다. 1441년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1434년 갑인년에 만들어진 활자)로 인출됐다는 특징이 있다. ‘주역참동계’가 초주갑인자로 간행되었다는 기록이나 실물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는 점에서 이 보물이 유일본이라고 K옥션은 밝혔다. 추정가는 1억8000만~2억8000만원이다.
2003년 발견된 겸재의 화첩 ‘구학첩’의 일부로 추정되는 ‘사인암’은 단양 8경 중 하나인 사인암의 풍경을 겸재만의 세련되고 무르익은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암절벽에선 붓 두자루를 동시에 쥐고 그리는 겸재 특유의 양필법이 드러난다. 작품 왼쪽 위에는 겸재의 자필로 사인암이라고 쓰여 있으며 오른쪽에는 그의 자(字)인 원백(元伯)이 찍혀 있다. 추정가는 1억2000만~1억5000만원이다.
단원 김홍도가 만든 조선 서원아집도와 매우 유사한 화풍과 구도로 제작된 ‘서원아집도’(추정가 2억~3억5000만원)와 한국적인 정서가 가장 잘 드러나는 예술품인 ‘백자 달항아리’(추정가 1억5000만~2억5000만원) 등도 나온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