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지역에서 월경을 돕는 중개인들이 크게 줄어 탈출 비용이 치솟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탈북민 1명이 중국에서 한국행에 지불하는 비용은 미화로 2천 달러 안팎이지만 북한에서 탈출하려면 적어도 5-6 배 이상 비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옛날에는 북한에 보내는 돈이나 북한에 연락하는 선이 많았는데 지금 한국에 있는 인원은 과거보다 많아졌지만 북한에 연락할 수 있거나 가족을 데려올 수 있는 줄은 과거보다 100분의 1로 줄어 들었어요. 북한에서 (가족을) 데려오겠다는 수요는 많은데 데리고 올 루트는 거의 없어진 거에요”라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국경 감시와 처벌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중개인들의 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여러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탈출과 송금에 관여하는 화교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중개인들에 대한 납치와 처벌을 크게 강화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손전화기 (휴대폰)를 탐지 추적하는 최신 기계를 도입해 외부와의 통화를 수시로 단속해 탈출과 송금을 위한 소통조차 매우 위험해졌다는 것이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중개인은 “북한 내 가족 1명을 탈출시키기 위해 미화 1만 5천 달러를 주겠다는 요청도 여러 번 받았지만 모두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 주민들의 탈출을 돕던 북한 측 군인들과 내부 중개인들이 계속 북한 당국에 체포”되고 있고 북한 국가안전부위부가 납치조까지 중국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는 것이다.
중국 내 관계자는 ‘VOA’에 상황이 이렇게 열악해지면서 1인 당 북한 탈출 비용이 평균 1만 달러를 훌쩍 넘었고 도강을 돕는 북한 군인들은 중개인들에게 3천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 내 한국행 탈출 비용이 몇 년째 1천 500 달러에서 2천500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