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지난달 전남 신안의 한 섬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9일 통영시 사량도 사량중학교와 사량초등학교를 방문해 관사를 둘러보고 여교사,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사량파출소장 등과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박 교육감은 “전남 사건 이후 섬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교직원들도 모두 마음이 불편한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아픔을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또 “여교사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CCTV나 방범창 등 설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교 관리자들이 앞장서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여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지역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량초등 관사에 거주하는 한 여교사는 “관사에 방범창이 없고 방출입구 뒤쪽에 주민들이 밭을 가꾸고 있는데 높이가 같아 눈이 마주치는 등 사생활 보호에 문제가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한 남자 교사는 “섬이라 습기가 많다. 여름이면 방안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고 하수배관에서 악취가 나 지내기가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육감은 “관사를 둘러보니 환경이 열악했다. 하지만 관련 법령상 관사는 교육시설이 아니어서 시설 개보수 비용 지원을 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특수키 설치 등은 즉각 반영하겠다. 그리고 예비비를 동원해서라도 여름방학 기간에 최소한의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현재 경남지역 도서(섬)학교는 사천, 통영, 거제에 본교 8개교, 분교 5개교 등 13개교가 있고, 여교사는 사량초 3명, 사량중 2명 등 29명이 근무하고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경남 섬마을 여교사들 관사 시설개선 요구 '봇물'
입력 2016-06-09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