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싱글’ 힘 뺀 김혜수, 클래스는 영원하다

입력 2016-06-09 18:18
뉴시스

톱스타 김혜수(46)가 톱스타를 연기했다. 영화 ‘굿바이 싱글’을 기대할만한 이유는 이것 하나로 충분했다. 그 기대는 뜻하지 않은 뭉클함으로 돌아왔다.

9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굿바이 싱글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수는 “이 영화의 이야기 자체가 매우 마음에 끌렸다”며 “이런 내용을 이렇게 유쾌한 형태로, 그리고 진정성을 담아 따뜻하게 그려내려는 의지가 보였기에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김혜수는 철없고 콧대 높고 변덕이 심한데 알고 보면 귀엽고 따뜻하며 속정이 깊은 여배우 주연 역을 맡았다. 2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했지만 곁에는 ‘불X친구’ 스타일리스트 평구(마동석)뿐이다.

평생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좌절한 주연은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폐경이라 실패. 그는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생 임산부 단지(김현수)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김혜수는 “주연은 오랜 기간 톱스타의 위치를 유지한 배우라서 친숙하게 다가왔다”며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배역 직업에 대한 공부는 따로 하지 않아도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유사점을 찾으려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았다. 물론 어느 정도 접점은 있을 테지만, 그걸 의식하지 않고 단순히 캐릭터 자체로 받아들이고 동화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굿바이 싱글로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를 한 김태곤 감독은 주연 캐릭터에 유독 신경을 썼다. 자칫 실제 김혜수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는 “관객들이 김혜수와 고주연을 혼돈하지 않도록 고주연만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줬다”며 “더불어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신선하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고 소개했다.

신인감독과의 작업 경험이 많은 김혜수는 김 감독과의 호흡에 꽤 만족해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해주셔서 캐릭터에 대한 이질감과 단절감을 느끼지 않고 작업을 했다”며 “현장에서 감독님은 카리스마를 뽐내지 않지만 고집이나 소신이 있으신 분이었다. 배우 감정에 대한 이해가 정확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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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연기 생활을 오래한 배우가 갖는 익숙함과 노련함이 있죠. 반면 (김 감독처럼) 독립영화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데뷔한 감독에게는 패기와 참신함이 있고요. 둘의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그 장점에 집중하면서 시너지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에는 유쾌한 공기 속에 진짜 따뜻함이 있는 것 같다”며 “요즘 접하는 뉴스나 실생활에서 비롯된 감정적인 피로가 쌓여 다들 지친 상태인데, 이럴 때 주변에 손을 뻗을 수 있는 용기를 생기게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세상은 점점 살기 힘들어지지만 우리가 우리의 따뜻함을 잃지 않고, 외로움에 고립돼있지 않고, 함께 의지하고 나누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였으면 해요.”

굿바이 싱글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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