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정세균(66) 의원은 전북 출신이고, 국회부의장 심재철(58) 의원은 전남, 또다른 국회부의장 박주선(67) 의원도 전남 출신이다. 제20대 국회의장단은 공교롭게도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장악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정 신임 국회의장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전주 신흥고, 고려대를 졸업했다. 1995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인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뒤 내리 6선을 했다.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에서 첫 배지를 단 뒤 19~20대는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다.
새누리당 소속의 심 국회부의장은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명문 광주일고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했다.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으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1995년 신한국당 안양 동안지구당 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 15대 총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16대 총선에서 원내진입에 성공한 뒤 내리 5선을 했다.
국민의당 소속 박 국회부의장 역시 고향이 전남 보성이다. 광주일고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 광주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16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 낙선의 설움을 맛본 다음 18~20대 총선에 내리 당선됐다.
국회의장단 3명의 고향은 호남으로 같지만 사회인의 첫발은 완전히 다르다. 정 의장은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 1995년까지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심 부의장은 학생운동에 뛰어든 뒤 졸업후에는 동대문여중에서 영어교사의 길을 걷다가 방송기자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1988년 방송민주화 투쟁에 앞장섰으며 이후 신한국당에 영입돼 정치인이 됐다.
박 부의장은 잘나가던 검사였다.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대검찰청,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거쳐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수차례 피고인으로 친정인 검찰에 불려갔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오뚝이 정치인으로 굴곡 깊은 길을 걸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