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세계 섬유무역과 메가 FTA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베트남·EU FTA의 누적원산지 조항을 잘 활용하면 베트남에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섬유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세계 의류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EU, 일본이 베트남산 의류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할 경우 베트남에 원사와 직물을 공급하는 우리나라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칙적으로는 까다로운 TPP나 FTA 원산지 기준 때문에 우리나라 섬유를 수입해 만든 베트남 의류의 경우 특혜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FTA는 현지에서 직물 제조부터 전 과정을 완성한 의류만을 원산지로 인정한다. 그러나 무협은 베트남·EU FTA 원산지 규정에 ‘한국산 직물(fabrics originating from Korea)'을 예외로 두는 누적조항에 주목했다. 이는 한국산 직물을 쓴 의류라도 베트남 원산지 자격을 부여해 특혜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예외조항이 적용된 것은 아직까지 베트남이 원사나 직물 자체 공급이 부족한 환경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TPP의 경우에는 비회원국인 한국산 직물을 사용하여 베트남에서 생산된 의류는 여전히 특혜를 받을 수 없다.
제현정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섬유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TPP 가입과 함께 베트남이 체결한 FTA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베트남·EU FTA는 2018년 발효가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업계는 이에 대한 준비가 미리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무협, "우리나라 섬유 수출에 베트남·EU의 FTA가 절호의 기회"
입력 2016-06-09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