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박성원,' 대세' 박성현 맞짱 뜬다

입력 2016-06-09 10:24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박성원. KLPGA제공
올해 KLPGA 투어 4승을 거둔 '대세' 박성현. KLPGA제공
‘신데렐라’ 박성원이냐, ‘대세’ 박성현이냐.

23세 동갑내기인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엘리시안제주골프장(파72·6478야드)에서 개막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원)이다.

지난 주 제주에서 열린 롯데칸타타 오픈에서 KLPGA 투어는 또 한명의 신데렐라 탄생을 지켜봤다. 올해 상금랭킹 97위, 5차례 대회에서 3차례 컷 탈락. 어느 하나 내세울게 없었던 무명의 박성원이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던 것. 더욱이 올해 단 한차례도 쳐보지 못한 60대 타수를 3일 연속 기록하며 당당히 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제주도의 강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여러 번 정상에 서봤던 선수처럼 그는 침착한 경기운영과 정확한 아이언샷, 흔들리지 않는 퍼팅으로 엄청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대회 마지막 라운드 처음 쳐보는 챔피언조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를 몰아치며 2위와 5타차 우승을 거머쥔 그는 예선전을 거쳐 우승한 KLPGA 투어 첫 선수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1주일 사이 확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보여주듯 그는 S-OIL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 1, 2라운드에서 시즌 4승의 박성현, 2승의 장수연과 같은 조에서 치른다. 박성현은 올해 대상, 상금, 평균타수 1위를 달리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KLPGA 투어 대표주자. 상금랭킹 1위와 직전 대회 우승자를 1, 2라운드 동반 선수로 묶는 KLPGA 투어 원칙에 따라 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게다가 박성현의 대항마로 급성장한 장수연마저 가세해 이날 오전 8시40분 1라운드에 돌입한다.

박성원은 이들과의 맞대결이 성사된 뒤 “두 선수가 워낙 뛰어난 선수여서 정상급 선수의 경기 운영을 배울 기회라 여기겠다”며 일단 몸을 낮췄다.

박성원과 박성현은 주니어 시절 함께 선수생활을 했지만 공식 대회에서 같은 조에서 경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수연은 박성원의 골프명문 함평고 1년 후배여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

각종 부문에서 KLPGA 투어 역대 최고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박성현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5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주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마지막 날 5언더파를 몰아치며 샷감을 되살렸다. 도전자격인 박성원은 “내 골프 인생의 목표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오랫동안 팬과 동료 선수의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서 “3승, 4승을 향해 달리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