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려 입은 청년 둘이 카페와 식당이 밀집된 사로나 시장에 나타났다. 하얀 셔츠를 받쳐 입은 양복 차림이었다. 넥타이도 정갈하게 매고 있었다. 이들은 유명 초콜릿 디저트가게 맥스 브레너 앞의 의자에 앉았다. 사람들은 깔끔한 차림새의 둘을 변호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갑자기 총을 꺼내 초콜릿 가게 맞은편 레스토랑을 향해 쐈다.
8일 오후 9시30분(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사로나 마켓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는 ‘멋진 신사’로 가장한 팔레스타인 청년 2명이 저질렀다. 총격으로 이스라엘인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다행히 시장 보안요원들은 사람이 밀집한 곳으로 테러범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대응했다. 또 근처 국방부 건물에서 군인들이 빨리 출동해 진압도 쉬웠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보안요원이 아니었다면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 했다”고 전했다.
텔아비브에서는 지난 1월에도 도심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총기를 난사해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서는 예루살렘 성지를 둘러싼 대립을 계기로 지난해 10월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이어져 이스라엘인 28명, 팔레스타인인 200명 이상이 숨졌다.
충돌은 더 격해질 조짐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테러 뒤 성명에서 “라마단(이슬람 단식 성월) 기간에 유대인이 놀랄 일이 더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시작한 라마단은 다음달 5일 끝난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팔레스타인 측에 보복하라고 지시했다.
[월드뉴스]
☞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