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변호사 6세 딸 "구속된 아빠 직접 구출하겠다"

입력 2016-06-08 08:00 수정 2016-06-09 15:45
중국 당국이 구금한 리허핑 변호사의 딸 리지아메이(6)가 칼과 방패를 들고 서 있는 모습.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중국 당국이 구금한 인권변호사의 6세 딸이 슈퍼 히어로의 복장을 하고 "내가 직접 아빠를 구해내고 싶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구금한 리허핑 변호사의 딸 리지아메이(6)는 최근 방패와 칼을 들고 슈퍼 히어로 차림으로 변장했다. 아이의 친구가 "넌 뭐가 되고 싶어서 이런 차림이니"라고 묻자 아이는 "기사가 되고 싶다"면서 "그래야 아빠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아빠인 리허핑은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뒤 아직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지 못하는 상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인권변호사와 인권활동가 등 300명을 이런 식으로 구금해왔으며 이 가운데 리허핑을 포함해 20명이 기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족은 아빠의 행방을 올해 1월에서야 텐진에 구금돼 있다고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지아메이의 엄머인 왕차오링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아이가 아빠를 아주 보고싶어 한다"면서 "아이에게 '엄마도 아빠가 보고싶지만 이 시련을 잘 견뎌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왕차오링은 지난해 7월 10일 연행 당시의 악몽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딸 아이가 유난히 "오늘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고, 아빠는 딸을 차에 태워 로펌 사무실에 갔다. 그런데 사무실에 도착하자 경찰이 이들이 탄 차를 에워쌓고 연행을 시도했다. 아버지는 딸이 집에 무사히 도착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경찰은 부녀를 집에 데려갔다가 딸만 내려준 뒤 아빠를 연행해갔다. 그렇게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빠가 경찰에 연행됐기에 딸이 아빠를 구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딸은 지난해 10월 아빠가 보고 싶어 유튜브에 "아빠 언제 돌아오세요? 지금 당장 돌아오세요"라는 내용의 비디오를 올리기도 했다. 리허핑의 가족들은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차오링은 "지금은 그들을 따돌리는데 스릴을 느낀다"고 말했다. 딸 역시 그 아빠 그 딸이었다. 딸은 최근 학교에서 친구가 "넌 커서 뭐가 될래?"라고 물었을 때 "응 난 인권변호사가 될거야"라고 답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월드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