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부산과 대구·경북(TK)권이 8일엔 각각 ‘TK 배후설’과 ‘부산 동네공항론’을 언급하며 감정싸움을 벌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신공항 입지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권 실세들이 대구 쪽에 많이 있고 국토부 정책 라인에 대구 출신이 많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구체적으로 공항 인근의 고정 장애물이 입지 선정 평가기준에서 빠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경쟁지인 경남 밀양은 주변에 산이 많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서 시장은 “실질적으로 수요가 있고 소음 등 민원이 없어 24시간 운영될 수 있는 바닷가가 적합하다”며 “바닷가에 공항을 지을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내륙에 짓는 사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일찌감치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그는 “합리적으로 결정되지 않으면 국토부 관계자들 모두가 사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무소속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은 TK 실세 배후설을 “유치하고 한심한 발상”이라고 받아쳤다. 홍 의원은 “대구와 경북, 경남, 울산이 모두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밀양이 최적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부산만 가덕도에 해야 된다고 고집을 피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김해공항이 포화 상태니까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동네 공항 하나 더 만들자는 것”이라며 “반면 밀양은 남부 지역의 관문이자 중추 공항을 새로 만들자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다만 홍 의원은 어느 곳으로든 최종 결정이 나면 승복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부산시와 당정협의를 열고 총력전을 다짐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신공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부산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완전한 지지철회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TK 지역 의원은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고 불쾌해했다. 입지 결정을 위한 정부의 용역 조사는 오는 24일 마무리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서울메트로의 방만한 운영 실태와 ‘메트로 마피아’의 특권에 대해 세밀한 조사를 진행 하겠다”고 했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특별위원회나 관련 상임위에서 실시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새누리당,동남권 신공항 갈등...구의역 사고 국정조사 추진
입력 2016-06-08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