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폭탄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부과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 않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북한은 영변에 위치한 5㎿급 원자로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꺼낸 뒤 냉각해 재처리 시설로 옮겼다”면서 “북한은 이 시설에서 얻은 플루토늄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바 있어 당시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위성사진을 근거로 영변 핵시설이 재가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영변에서 플루토늄 재처리 활동이 새로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플루토늄 추출은 우라늄 농축과 함께 핵폭탄 원료를 얻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북한은 1980년대 말부터 영변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여기서 나온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2·13 합의’와 ‘10·3 합의’가 2007년 도출되자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2008년엔 냉각탑을 폭파했으나 2013년 3차 핵실험 직후 이 시설을 재가동했다.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양은 약 40㎏ 정도며 이를 통해 8~10개 정도의 핵폭탄을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도 우라늄을 원심분리기로 농축해 핵무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파키스탄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기술 수준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 확보하고자 여러 재처리 활동을 지속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며 이와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미 국무부 고위관리 “북한 플루토늄 생산 재개” 밝혀… 당 대회 전후 계속되는 핵 활동 징후
입력 2016-06-08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