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사상 첫 동력분산식 고속철 수주

입력 2016-06-08 09:50

현대로템이 사상 첫 동력분산식 고속철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 중공업 회사인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에서 발주한 1015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를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차량 생산에 돌입하고 2020년 초 첫 편성을 납품한 뒤 같은 해 하반기까지 전체 30량을 납품하게 된다. 납품된 차량은 2020년 개통예정인 경전선 부산 부전역~마산 복선전철 51.5㎞ 구간에 투입된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처음 발주된 동력분산식 고속철이다. 특히 현대로템은 사업 수주로 사상 첫 동력분산식 고속철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동력장치가 각각의 차량에 분산돼 있어 가감속 성능이 뛰어나고, 동력차가 따로 필요 없어 동력집중식에 비해 승객 수송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그간 현대로템이 제작해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KTX산천, 호남고속철 등은 모두 열차 앞과 뒤가 동력차로 구성된 동력집중식 고속철이다.

현대로템은 1996년 시작된 한국형 고속전철(G7)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12년 만인 2008년 11월 순수국내기술로 개발된 KTX산천 양산차량 출고에 성공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약 70여개 기관에서 900여명의 연구 인력이 투입돼 탄생한 국산 첫 고속철이다.

이후 지난해 4월 2일 상업운행을 시작한 호남고속철을 비롯해 개통을 앞두고 있는 수도권고속철, 원주~강릉 노선에 투입될 열차는 모두 KTX산천을 기반으로 제작된 동력집중식 고속열차다.

동력집중식 고속열차는 소음이 적고, 동력장치가 열차 앞 칸과 뒤 칸에만 있어 유지보수가 용이하다는 특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에서 발주되는 고속철은 전체의 75% 이상이 운영효율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동력분산식열차로 이뤄지고 있어, 국산 고속철의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상용화가 절실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올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총 구간 1077㎞에 달하는 터키 앙카라∼시바스, 앙카라∼이즈미르 고속철을 비롯해, 올 연말에 있을 총연장 324㎞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전선 이후 서해선(화성송산~홍성)과 중앙선(원주~영천~신경주), 중부내륙선(이천~문경) 등 국내에서 발주되는 고속철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시속 250㎞의 동력분산식 고속철이 상용화되면 산업발전과 지역 간 통합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안전하고 완벽한 품질의 한국산 고속철이 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