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41)가 페루 대선에서 패배가 확정됐다. 막판 표차를 줄이며 5만여표 차이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페루 중앙선관위(ONPE)가 현지시간으로 7일 오후 5시 58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99.069%가 개표된 현재 후지모리는 49.836%를 얻어 50.164%를 얻은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7)에 0.328% 포인트 뒤졌다. 산술적으로는 역전이 가능하긴 하나 5만5400여표에 달하는 표차를 뒤집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5일 투표 종료 직후 현지 여론조사 기관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쿠친스키는 예상득표율 50.6%를 기록, 49.4%인 후지모리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승리가 예고됐다. 후지모리는 16만표 이상 벌어졌던 개표 초중반 표차이를 막판 개표가 시작된 산간지방에서 만회하며 5만표 아래까지 무섭게 추격했지만 결국 역부족이었다. 쿠친스키는 페루 독립기념일인 다음달 28일 대통령에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4월 1차 투표에서 후지모리는 서민·빈민층을 중심으로 40%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해 ‘후지모리 돌풍’을 일으켰다.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대량학살을 주도한 혐의로 복역 중이나 부정부패와 경기침체가 심각한 현지에서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인구가 상당했던 탓이다. 페루 RPP방송에 따르면 이번 2차 투표의 개표 결과에서도 후지모리는 산간지방인 동부와 서부에서 대부분의 지지를 획득한 데 반해 상대 쿠친스키는 남부 도심지역에서 후지모리를 압도했다.
쿠친스키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공부한 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근무해 국제경제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미국 금융권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재무장관 등 장관직을 수차례 역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성장률 8.8%를 정점으로 계속된 하락세에 있는 페루 경제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으로 분석된다.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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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