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명배우 메릴 스트립(66)이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로 변신했다.
스트립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더 퍼블릭 시어터의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자선 갈라공연에서 트럼프로 분장하고 나와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의 트레이드마크인 어두운 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빨강 넥타이 차림에 축 처진 배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또 불그스레한 트럼프의 피부색을 만들기 위해 오렌지색 메이크업으로 얼굴을 칠하는 한편 헤어스타일 역시 트럼프처럼 옆가르마를 했다.
그는 이날 또다른 여배우 크리스틴 배런스키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토대로 한 콜 포터의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에 등장하는 유명한 넘버 ‘셰익스피어 좀 공부해(Brush Up Your Shakespeare)’를 열창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스트립이 허풍을 떠는 듯한 트럼프의 목소리와 제스처를 고스란히 흉내냈다고 7일 전했다. 공연 동영상과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관객들은 “스트립은 아카데미상을 또 받아야 한다”며 찬사를 보냈다.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립은 그동안 아카데미상만 3차례 수상했다. 그는 뉴욕의 대표적인 비영리 극장인 더 퍼블릭 시어터의 후원자로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갈라공연에 종종 출연해 왔다.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는 매년 여름 센트럴파크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전막 또는 갈라 형태로 무료 공연, 뉴욕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스트립이 이번에 트럼프로 변신한 것은 전적으로 스트립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립은 민주당의 오랜 지지자로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메릴 스트립, 도널드 트럼프로 변신 '아카데미상감'
입력 2016-06-08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