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성명에서 “나의 발언이 멕시코계에 대한 단정적인 공격으로 잘못 해석되고 있어 유감”이라며 “나는 그들의 친구이며, 멕시코계와 히스패닉 수 천 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미국의 사법체계는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법관들에 의존하고 있으며 (멕시코계)라는 이유로 법관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러나 트럼프대학 소송 사건에서 내려진 결정은 내가 공정한 재판을 받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했다”며 “다만 앞으로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대학 사기사건 재판을 맡고 있는 곤살레스 구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는 트럼프에게 11월28일 법정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가 11월8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법정에서 진술해야 한다. 트럼프는 구리엘 판사가 멕시코계여서 자신에 편견을 갖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구리엘 판사는 1953년 인디애나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캘리포니아 검사를 거쳐 2011년 연방판사에 임명됐다.
트럼프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 논란에 따른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공화당의 마크 커크 상원의원은 “트럼프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커크 의원은 이날 CNN에 출연해 “트럼프는 군통수권자로서 핵무기를 다룰 성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反) 트럼프 진영의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그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발언은) 전형적인 인종차별”이라면서도 “당이 분열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았다.
반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트럼프의 발언을)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를 두둔했다. 경선을 포기한 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올라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