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헤라르도 마르티노(54) 감독이 녹슬지 않은 발재간을 선보였다.
마르티노 감독은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칠레와 대결한 2016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단정한 모습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지휘했다.
마르티노 감독의 운동신경이 살아난 순간은 득점 없이 맞선 전반 11분이었다. 칠레 수비수가 길게 찬 공은 사이드라인을 벗어나 아르헨티나 벤치 쪽으로 날아들었다. 아르헨티나 벤치 앞에는 마르티노 감독이 있었다.
마르티노 감독은 몸을 살짝 숙인 뒤 오른쪽 발을 굽혀 등 뒤로 들었다. 구두 바닥으로 정확하게 공을 차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라운드를 지휘했다. 20년 전 선수시절의 운동신경이 살아난 순간이었다.
마르티노 감독은 1980년 아르헨티나 뉴웰스 올드보이스에서 데뷔해 1997년 칠레 오히긴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선수 시절을 남미에서 보냈다. 선수 시절 소속팀이나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주목을 받진 못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시기는 파라과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0년이었다. 그해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일본을 승부차기로 제압하고 파라과이의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3-2014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FC 바르셀로나도 지휘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마치고 조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마르티노 감독은 이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 없이 아르헨티나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5분 앙헬 디 마리아(28·파리 생제르맹), 8분 뒤 에베르 바네가(28·세비야)의 추가골로 승리했다.
[관련기사 보기]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