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문제 토론회’서 노무현 전 대통령 비판한 김종인

입력 2016-06-07 16:02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우리나라 한 대통령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 이후에도 정치적으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을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10여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7일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정치권이 소득 불평등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경제 세력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어 시정의 노력을 겉으로만 하고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이명박·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양극화 현상이 해결되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 4년, 대통령 선거 5년마다 표를 구걸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불평등 문제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사라진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불평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렸다.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 불평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언급하면서 “19세 비정규직 젊은이의 비극 뒤에는 철밥통처럼 단단한 정규직의 보호가 숨어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은 월 140만원을, 서울메트로 퇴직자는 월 440만원을 받았다”며 “이는 조선시대 양반, 상놈 구조보다 더 심각한 수탈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생태계와 일자리 생태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사회 제일 큰 문제는 양극화 문제”라며 “양극화가 더 심해지면 사회 분열이 생기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 보폭을 넓히는 등 ‘6월 대권 도전설’까지 나돈 데 대해선 “전부 언론에서 소설로 만든 말”이라며 “관심사니까 끝까지 (토론회 강연을) 들었다”고만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빈부 격차, 남녀 격차, 지역 격차, 기업 간 격차, 교육 격차,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분야 격차가 다른 분야 격차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한민국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공교롭게도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가 멀어진 더민주 김 대표와 새누리당 김 전 대표,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함께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더민주 박영선 의원, 새누리당 정우택 김세연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