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이세돌 대신 알파고에 도전? 구글은 "묵묵부답"

입력 2016-06-07 10:19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기사 알파고(AlphaGo)가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와 올해 말 대국을 벌일 전망이다.

7일 엔가젯(Engadget) 등 미국 주요 IT 매체에 따르면 중국 우시((無錫)에서 제 37회 세계 아마추어 바둑 챔피언십 대회가 열린가운데, 중국 바둑협회가 구글 딥마인드 측에 연락해 올해가 지나기 전 커제와 대국을 갖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쥔안(楊俊安) 중국 국가체육총국 바둑운동관리센터 서기도 이를 인정했다. 

커제는 앞서 이세돌과 알파고 간 펼쳐진 대국결과에 관심을 드러내며 "이세돌과 달리 자신은 알파고를 이길 자신이 있다"며 승부 본능을 드러냈지만 실제 대국을 벌일 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알파고 개발자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제, 준비됐나"라는 글을 올려 커제를 도발하기도 했다.


커제도 최근 자신의 웨이보에 “프로 바둑기사들의 존엄을 위해 전력을 다해 일전을 치르겠다”는 글을 남겼다. 공식적인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알파고와의 일전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차례 알파고에 대한 도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마지막 대국이 끝났을 때 그는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냈다”며 “알파고와 대국한다면 이세돌 9단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승리 확률은 60%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구글 측은 현재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함구하는 상태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에서 도는 (커제와의 대국) 루머와 관련, 우리는 알파고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 아직 결정한 것이 없다"며 "공식 발표는 트위터로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구글이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중국 내 차단 조치 해제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열에 반대해 2010년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철수했다. 그러나 광활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 최근 구글 플레이 등 자사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