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 위험한 업무 외주화에 대해 전면 직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척결을 위해 민간위탁 계약서 상의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특혜조항이 모두 삭제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고인과 유가족을 포함한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특권과 관행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은성 PSD에 대해 당초 8월부터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근무자들의 작업조건과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또 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유진메트로컴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협약변경 및 업무체계 개선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재구조화를 통한 직영 방안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하철 양 공사의 PSD 외에도 경정비 등 외주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안전분야를 전수 조사해 직영·자회사 등 해당 업무별 특성에 가장 적합한 운영방식을 최단시일내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시는 다른 모든 투자·출연기관의 외주사업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하철 양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산하기관의 외주사업 실태를 1차 점검한 결과 SH공사, 시설공단 등 11개 산하기관에서 596개(2241명)의 외주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건물관리·경비·청소 등의 시설물 관리 외주사업이 582개(2197명)로 97.6%를 차지하고 있으며 설비(승강기 등) 및 시스템(전기·통신 등) 관련 외주사업은 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원칙적으로 신규 외주화를 최소화하고 기존 외주사업에 대해서는 계약기간 종료 전에 외주 타당성 여부를 진단하고 분석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에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앞으로 체결될 계약뿐만 아니라 기존 민간위탁 계약중인 사업까지 포함해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서 상의 특혜조항을 모두 삭제해 원천적으로 전관채용(메피아)을 척결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사 퇴직자와 신규채용자 간의 불합리한 차등보수 체계를 전면 수정하고 기술력과 경력 등에 근거한 객관적·합리적 기준으로 보수체계를 재설계해 모든 직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서울시 산하기관이 서로 일을 몰아주고 일자리나 이익을 챙기는 불공정 구조를 개선하고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사고가 우려되는 스크린도어에 대해서는 전면 보수 또는 교체를 추진한다. 기존 수동운전(ATS) 시스템을 자동운전(ATO) 시스템으로 조기 교체하고 열차운행시스템을 스크린도어 시스템과 연동하는 등 지하철 안전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또 이번 구의역 사고를 단순히 지하철 안전문제가 아닌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적 모순의 문제로 인식하고 지하철 안전을 넘어 청년, 비정규직, 하도급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적극 발굴해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시는 이르면 7월에 지하철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10월에는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기적인 지하철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와 향후 보완·개선대책을 매년 정기적으로 시민에게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시는 시민전문가가 폭넓게 참여하는 구의역 사고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 사고경위와 원인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위원장은 9년 동안 계속되었던 삼성반도체 피해보상 문제를 해결한 바 있는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기로 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7월까지 진상 규명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서울시, 스크린도어 직영 전환 추진… 메트로 퇴직자 채용 의무조항 삭제
입력 2016-06-07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