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피드 "트럼프 광고는 안받아"…15억 계약 취소

입력 2016-06-07 05:50

미국의 신생 온라인매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즈피드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광고를 거절했다.

  정치전문매체 허핑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버즈피드가 지난 4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와 체결했던 130만 달러 (약 15억5200만원)짜리 대선 광고를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되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버즈피드가 이같이 결정한 것은 '직원'들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버즈피드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조나 페레티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상당한 액수의 공화당 대선 광고를 싣기로 지난 4월 RNC와 계약을 맺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이후 무슬림 이민 금지를 주장하고 이민자 후손들을 공격하는 등 직원들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페레티는 이 건과 관련,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적었다. 
"RNC와 올 대선 광고 계약을 맺은 뒤 트럼프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그의 선거운동 기조와 내용은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독특합니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지지하며, 여성과 이민자, 이민자 후손, 그리고 외국인들을 폄해하는 발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의 중요한 일을 하는데 필수적인 수익을 거절하는 것을 분명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예외를 둬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담배 광고를 받지 않습니다. 이와 똑같은 이유로 우리는 트럼프 광고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2006년 창립된 온라인 뉴스 및 엔트테인먼트 사이트인 버즈피드는 2014년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 뉴욕타임스가 '혁신 보고서'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업체로 언급해 주목 받았다. 게다가 2013년 이미 트래픽(방문 독자 수)에선 뉴욕타임스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