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득점 공동 1위(22골)를 달리는 팀들의 맞대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가 웃었다.
제주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1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4대3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가 서울 원정에서 이긴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역대 전적 2무9패의 일방적인 열세의 설움을 날렸다.
6승2무4패(승점 20)가 된 제주는 6위에서 4위로 뛰어 올랐다. 후반 교체로 등장한 김호남은 1골2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서울은 선두 도약의 기회를 날렸다. 7승2무3패(승점 23)로 2위다. 후반 중반까지 3-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두 팀은 나란히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수비에 치중하지 않는 공격적인 스리백이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데얀 투톱을 내세웠고 제주는 발 빠른 이근호-정영총 투톱으로 맞섰다.
초반부터 맹공이 이어졌다. 이근호는 전반 1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직접 슛까지 연결했다.
제주의 공세에 잠시 주춤하던 서울은 전반 20분 이후 패스가 살아나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첫 골은 전반 41분에 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제주 송진형이 오른쪽으로 내준 공을 마르셀로가 서울 골키퍼 유현의 방어를 피해 정영총에게 정확히 패스했다. 정영총은 빈 골문을 향해 머리로 침착하게 받아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데뷔 2년 만에 맛본 첫 골이었다.
서울은 후반 들어 아드리아노를 빼고 윤주태를 투입해 공격진을 재편했다. 그리고 2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던 고요한이 중앙으로 방향을 바꾼 뒤 왼발슛으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호준이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고요한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0분에는 윤일록의 슛이 골키퍼에 맞고 흐르자 가볍게 밀어넣어 멀티골을 완성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후반 16분 윤주태의 골을 보태 3-1로 달아났다.
하지만 제주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후반 22분 김호남이 골대 앞에 있던 마르셀로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줬고 이를 마르셀로가 마무리 하면서 한 골을 따라 붙었다.
교체로 등장해 체력이 넘치는 김호남은 내친 김에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32분 정운의 크로스에 힘차게 뛰어 올라 머리로 마무리했다.
제주는 2분 뒤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에도 김호남이 있었다. 김호남은 돌파가 여의치 않자 권순형에게 공을 내줬다. 이를 권순형이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면서 경기는 4-3 제주의 리드로 바뀌었다.
다급해진 서울은 오스마르를 미드필더로 올리고 박주영까지 투입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K리그 득점 공동 1위 제주 유나이티드-FC서울 맞대결… 90분 간 혈투 끝 승자는 제주
입력 2016-06-06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