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도로에선 앰뷸런스 뒤를 쫓아가는 얌체 운전자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앰뷸런스를 위해 차들이 비켜준 틈으로 달리는 앰뷸런스 꽁무니에 붙어 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앰뷸런스의 앞에서 달리는 차량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뒤에서 가는 것보다 더 심한 얌체 운전자인 것 같은데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유튜브에 지난 2일 올라온 영상은 슬로바키아 서북부의 산업도시인 질리나(Zilina)의 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앰뷸런스의 대시보드에 장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입니다. 앰뷸런스 운전자는 화가 나서 앞 차량 운전자를 고발하기 위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합니다.
영상을 보면 앰뷸런스의 앞에 컨버터블 차량이 달리고 있습니다. 사이렌 소리 요란하게 앰뷸런스가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려가니 주행차로에서 앞서 달리던 차들과 반대차선에서 오는 차들 모두 갓길 쪽으로 비켜줍니다. 앰뷸런스가 도로 가운데로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앰뷸런스 앞에 있는 컨버터블 차량은 도로 옆으로 비킬 생각을 하지 않고 도로 가운데로 맹렬히 달려갑니다. 마치 앰뷸런스 앞에서 안내하는 차량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직선도로는 물론 원형 교차로에서도 다른 차량은 모두 도로 옆으로 붙어 앰뷸런스에게 길을 내주는데 컨버터블 차량은 전혀 비켜줄 의사가 없습니다. 앰뷸런스에 타고 있는 요원들 사이에 대화가 오고 가는데 뜻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들이 황당해하고 있다는 것은 말투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