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풀고 원 구성 협상 빨리 끝내자” 여당 압박하는 2野

입력 2016-06-06 15:55

여야 원내지도부가 제20대 국회 개원 법정시한을 하루 앞두고 만나 급히 원 구성 협상을 재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마무리하자며 여당을 구슬리고 압박하자 다시금 회동이 열린 것이다. 만남은 화기애애하게 시작했지만 지난달 31일 이후 6일 만에 대화가 재개된 만큼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여의도의 한 일식당에서 오찬회동을 한 뒤 국회 의원식당에서 만나 원 구성 협상을 재개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당으로서 국회 운영에 책임감 갖고 협상에 나서겠다”며 “특히 여당의 국정운영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협상과정에서 배려하겠다”고 했다.

박 수석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보위원회나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은 여당이 맡아서 하는 게 지극히 맞지 않느냐”며 4개 상임위원회를 여당 몫으로 분류했다. 더민주는 현재 원내 1당으로서 국회의장직을 맡아야한다고 주장하며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좋은 결과가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며칠동안 저희들이 소원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오늘 한 번에 모든 것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협상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부의장과 18개 상임위원장직 중 의석수에 따라 배분되는 2개 상임위원장만 차지하겠다”며 “어떤 흥정도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당은 기획재정위원장·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산업통상자원위원장 중 2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에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야당도 의회 운영에 책임이 큰 만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원 구성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라”고 했다. 총선 참패로 2개 상임위원장직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라 우선적으로 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당초 국회의장직을 내놓기로 했던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의장직을 사수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현재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 외에도 운영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법제사법위원장도 야당에게서 받아가겠다는 심산이다.

이날 회동은 새누리당이 더민주에게 ‘국회의장 단독표결’ 방침을 사과하라며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더민주가 유감의 뜻을 내비쳐 열리게 됐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