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로 안 합니다” 소라넷 공식 폐쇄 선언…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6-06 14:57 수정 2016-06-06 14:59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로 17년간 군림해온 소라넷이 결국 공식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성범죄의 온상이라고 지목받았던 사이트가 사라졌으니 사이버 세상은 이제 더 깨끗해질까요? 6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소라넷은 이날 오전 11시24분 공식 트위터에서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폐쇄한다. 트위터 계정도 탈퇴한다”면서 폐쇄를 알렸습니다. 소라넷은 아울러 “앞으로 새로운 주소로 서비스할 예정이 없으니 소라넷 서비스를 가장한 유사사이트 홍보에 현혹되지 마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소라넷은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사이트로 시작됐습니다. 애초 야한 소설이나 야한 사진이 오르던 곳이었지만 2003년 운영진이 한국 최초 성인 포털사이트를 지향한다며 소라넷으로 개명하면서 회원제 커뮤니티로 발돋움했습니다.

 폐쇄형 사이트가 되자 회원들은 스스로 찍은 영상과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음란물을 보는 곳에서 음란물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변한 것입니다.


 ‘자유로운 성문화를 추구한다’는 명목 아래 소라넷에는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영상 등이 쌓여갔습니다. 지난해까지 회원 100만명, 음란 사진 200만건, 음란 영상 1만건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가 됐는데요.

 사이트가 커질수록 부작용이 심각해졌습니다. 도촬물은 물론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유포한 성관계 영상), 스와핑(서로 상대를 바꿔 관계를 갖는 행위) 영상이 횡행했고 강간을 모의하는 글까지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경찰은 2004년 이후 주기적으로 단속했지만 별 효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2004년에는 사이트 운영자 등 60여명이 검거됐고, 2013년 이 사이트를 통해 집단 성행위를 알선한 일당을 적발됐습니다. 2014년 2월에는 가학·피학성 변태 성행위 사진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 때마다 소라넷은 사이트 서비와 주소를 바꾸는 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소라넷은 그러나 지난해 문제가 된 워터파크 여자 샤워실 몰카 영상으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몰카를 찍은 여성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남성으로부터 ‘몰카를 찍어오면 건당 100만원씩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했는데요.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후 메갈리아 등 여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소라넷 폐지운동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결국 팔을 걷어붙인 경찰은 지난 4월 소라넷 핵심서버를 압수수색하고 폐쇄시키는 성과를 냈고요.

 소라넷이 정말 폐쇄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일단 환영하고 있습니다.

 성범죄의 온상이 사라졌으니 조금이라도 더 깨끗한 사이버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음란물 사이트가 횡행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인터넷에는 “사이트만 폐쇄됐지 소라넷을 이용하던 회원들이나 운영진은 그대로라서 언제든 다시 독버섯처럼 퍼질 것” “지금도 검색을 해보면 음란물이 수두룩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언제라도 ○○넷이나 ○○○넷 같은 제2의 소라넷이 생겨나지 않을까요”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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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