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초대침례교회, 원주민 전도위해 선교전진기지 세워

입력 2016-06-06 13:45
호주 시드니에 있는 초대침례교회 전국진(61·사진) 목사는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은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호주 원주민은 1788년 영국의 식민 정책으로 전체의 90% 가량이 죽었다. 일부 지역에선 멸절했다. 대다수가 영국인들과 함께 들어온 수두 등의 전염병과 성병 등에 걸려 사망했고 수만명이 영국의 학살로 죽었다.

뿐만 아니라 1900~1972년 약 70여년간 호주 정부로부터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겼다. 호주 정부는 원주민을 새 사회에 적응시킨다는 명목으로 이들의 아이들을 강제로 백인 부모에게 입양시켰다. 현재는 호주 전체 인구의 2~3%만 남아있고 최하층민으로 살고 있다.

전 목사는 “이런 역사 때문에 원주민들은 피해의식이 강하고 백인들을 불신한다”며 “따라서 황인종인 우리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침례교회는 원주민 선교를 위해 지난해 6월 이들 거주지역인 웰링턴에 선교센터 ‘벧엘관’를 세웠다.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5시간 떨어진 곳이다. 그는 “호주의 원주민 지역 곳곳에 제2, 제3의 벧엘관을 세워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교회는 원주민 선교를 위한 접촉점을 만들고 있다. 전 목사와 성도들은 선교센터에 원주민을 초청해 파티를 연다. 바비큐를 굽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평소에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한다. 전 목사는 “많은 한인교회가 원주민에게 복음을 전하지만 단기적”이라며 “원주민지역에 선교센터를 세우고 매일 사역을 펼치는 곳은 이곳밖에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초대침례교회는 교회 건물이 없다. 선교센터를 먼저 지은 것이다. 교회는 1989년에 개척됐고 전 목사는 1991년에 2대 담임으로 부임했다. 예배는 학교 강당을 빌려 드리고 있다.

전 목사는 “하나님은 건물보다 공동체인 교회 세우는 것을 기뻐하시고 무엇보다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다”며 “성도들 모두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선교에 헌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대침례교회 성도는 120여명이다. 전 목사는 “보통 해외 한인교회 성도 1명이 한국내 성도 10명과 견준다”며 “하나님께서 호주 원주민 선교를 위해 부흥시켜 주신 결과”라고 감사했다.

전 목사는 “호주 원주민들은 현재 정부의 보상으로 살만한데도 술과 마약으로 점차 죽어가고 있다”며 “그들 안에 있는 뿌리 깊은 상처를 복음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하루 속히 주님의 품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국교회 성도들의 기도가 절실하다”며 “또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단기 선교 일꾼들을 많이 보내 달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오세아니아 지방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개인적인 일로 한국을 방문한 전 목사를 이달 초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유영식 목사) 교단본부에서 만났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