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중앙대 멋진 교수님, 이런 분이 진짜 스승이고 교수지!”라며 칭찬하고 있습니다. 6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사연은 지난 3일 중앙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왔습니다.
중앙대 공대의 A연구실에 근무 중인 학생이라는 네티즌 B씨는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우리 지도교수(C)님을 칭찬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면서 5000만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연구를 수행하면서도 기업의 부당한 요청을 거부한 C교수를 자랑했습니다.
B씨에 따르면 A연구실은 국내 최고 제조업체 중 한 곳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업체의 생산제품에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과 책임을 찾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하네요. B씨는 “6개월의 연구 끝에 우리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그러자 업체로부터 연구비도 줬으니 유리하게 보고서를 써달라는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C교수는 육두문자가 들어간 모욕을 당하면서도 업체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하네요. B씨는 “교수님은 얼마 전 옥시 사태 못 봤느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절했다”면서 “(업체 측) 담당 팀장과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고 심지어 육두문자가 들어가는 모욕까지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C교수의 거절은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합니다.
A연구실의 박사과정 대학원생은 국제학술지에 낼만한 논문거리를 포기해야 한답니다. 또 A연구실은 성실하게 연구과제를 수행했지만 해당 업체로부터 최하평가를 받게 될 처지라는군요. 이렇게 되면 앞으로 그 업체와 계열사로부터 산학과제를 받기 어려워지고 말이죠.
B씨는 “저 또한 인건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취업에도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저는 우리 교수님의 선택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B씨의 글은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의 교수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옥시에게 유리한 보고서를 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교수는 2011년 10월 옥시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받고 데이터를 임의로 가공하거나 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을 드러내는 실험 내용을 누락한 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보고서를 써 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서울대로 지급된 실험 연구용역비 2억5000만원과는 별도로 1200만원의 부정한 금품을 옥시 측으로부터 받았으며,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용역과 무관한 물품대금 56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B씨는 “옥시 사태에서 모 대학 교수가 돈을 받고 기업체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줘 연구윤리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중대 공대에는 훌륭한 연구윤리를 가지고 신념을 지켜 가시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면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중앙대 대나무숲 해당 글에는 좋아요가 1000개 이상 달렸습니다. 응원과 칭찬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공학인은 한다면 한다. 결코 헛된 말은 하지 않는다. 진정한 모범이고 자랑이다. 저도 참된 공학인이 되겠습니다”
“캬~ 중앙대 교수님 클라스. 오늘도 취하고 갑니다.”
“중대 멋있다.”
“어려웠을 선택, 응원합니다.”
“존경합니다.”
이렇습니다.
그나저나 수백 명의 애꿎은 국민이 죽어나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도 연구 결과를 유리하게 바꿔달라는 저 기업은 대체 무슨 정신일까요? 정말이라면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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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