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주거공간인 아파트.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가족만의 독립적 공간이 펼쳐지는데요.이사 온 뒤 먼저 인사를 하지 않는 이상 옆집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는 구조이죠.
현관을 코앞에 마주보고 있지만 실제 관계는 멀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웃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매일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인데요. 몇 번 이용하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이웃도 있고 누가 어디에 사는지 대충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가벼운 눈인사라도 주고받으면 어색함이 풀리기도 하죠.
6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아파트 거주자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할 메모 한 장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어른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수긍했지만 일부는 “어른이라고 인사를 강요하는 거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떤 메모이길래 그럴까요? 사진에 찍힌 메모 전문입니다.
"우리 칸 대부분의 자녀들이 이웃 어른들께 인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배운 바는 있으나 본 바 없이 자랐기 때문입니다."
어르신을 보고 인사하지 않는 아이들이 아닌 그 부모들을 지적한 글입니다. 부모들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자녀들이 부모들에게 보고 배운 것이 없어 예의범절이 엉망이라는 얘기입니다. 글쓴이는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보는 이가 불편해 할 수도 있는 메모를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메모를 보고 발끈한 네티즌들도 조금 과격한 듯한 문구를 문제 삼았는데요. 한 네티즌은 "메모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랫사람을 꾸짓는 것 같다"며 불쾌해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낮 붉히는 일 없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공동체 정신을 살리기 위해 엘리베이터 안에 인사하기 안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보도를 보면 안내방송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상쾌한 아침입니다. 파이팅 넘치는 하루를 시작하자는 의미로 서로 인사 나누면 어떨까요” “활기찬 오후 맞이 인사를 나누세요” “피로가 가실 수 있는 눈웃음 어때요”
이 음성 안내 시스템을 ‘엘리베이터 인사유도 장치’라고 부르는데요. 대규모 단지인 이 아파트 이웃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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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