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사기관 사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9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조직원 5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거해 중국총책 조모(44)씨 등 3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박모(35)씨는 자신이 속해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 수사로 와해되자 중국 연길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던 조씨와 결탁해 새 조직을 만들었다. 보이스피싱센터 5곳, 대포통장모집센터 2곳, 국내인출조직 등 7개로 나눠 운영하며 2014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자신을 서울중앙지검 검사 또는 수사관이라고 속여 20~30대 여성 54명으로부터 9억8000만원을 챙겼다. 실제 수사기관임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청 사이트와 유사한 가짜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젊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적고 통화 시 쉽게 공감하며 법과 수사 절차를 잘 몰라 잘 속아 넘어간다는 점을 노려 젊은 여성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포통장을 모집하기도 했다. 대출신청자에게 “입출금 거래내역을 만들어 신용등급을 높여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고 접근해 98명으로부터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받아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받는 데 썼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을 잡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수사에 나서는 한편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