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마친 제품 모두 뜯어서 검사", LG전자 올레드 TV 생산현장 가보니

입력 2016-06-06 10:00
LG전자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생산 라인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눈으로 확인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방문한 LG전자 구미 공장은 일사불란하게 TV를 만들고 있었다. 올레드 TV 생산라인은 140븖 길이로 조립공정,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이 각각 30븖, 60븖, 50븖였다. 대부분 자동화 돼 있지만 중간에 사람이 수작업을 하는 것도 있었다. 불량을 줄이기 위해 컴퓨터와 사람이 협업을 하는 셈이다.
전 세계 올레드 TV 생산라인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LG전자 구미사업장에서 3일 생산라인 근무자가 올레드 TV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미 공장은 팔레트 생산방식과 플로우 생산방식을 혼용하고 있다. 플로우 방식은 컨베이어 벨트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면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팔레트 방식은 단계별로 생산라인 근무자가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넘기는 방식이다. 올레드 TV는 팔레트 방식으로만 생산된다. 보다 철저하게 품질 검사를 하기 위해서다.

 LCD TV를 한 대 생산하는데 15분이 소요되는 반면, 올레드 TV는 30분이 소요된다. 제조공정 자체는 시간이 비슷하지만 올레드 TV 제조 과정에서는 LCD TV에 없는 ‘에이징 테스트’가 15분 가량 추가된다. 올레드 TV는 한 대 생산되는데 30분이 걸리는 것이다. 에이징 테스트는 화면이 제대로 색을 내는지, 색상이 균일한지 등을 눈으로 확인한다.
LG 올레드 TV는 일반적인 검사 외에도 올레드 TV 전용 시험실에서 별도의 검사를 받는다. TV 설치 시 박스를 개봉하고 제품을 꺼내 설치하는 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충격까지도 철저히 살펴보기 위해 포장된 제품을 꺼내 품질을 검사한다. LG전자 구미 생산라인 근무자가 LG 올레드 TV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불량을 없애기 위해 포장까지 마친 올레드 TV는 다시 포장을 뜯고 품질 검사를 한다. 별도의 방에 올레드 TV를 72시간 동안 켜두고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몇 대만 샘플을 뽑아서 하는 게 아니라 생산되는 모든 TV를 전수 검사한다. 신제품의 경우 초기 2~3개월은 168시간 검사를 하고, 이후 72시간으로 낮춘다. 한 번에 450대씩 검사를 한다.

 야간에는 자동으로 켜고 끄는 과정을 반복하고, 주간에는 방송 채널을 계속 돌려가며 화질과 기능을 확인한 후에 재차 포장작업을 거쳐 출하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포장된 상태의 제품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서”라며 “TV 설치 시에 박스를 개봉하고 제품을 꺼내 설치하는 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충격까지도 철저히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2층에서는 올레드 TV를 극한의 환경에서 테스트한다. 고온·고습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0~40℃ 환경에서 올레드 TV를 작동시킨다.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올레드 TV는 월 1회 이 테스트를 거친다. 다른 방에서는 분해검사, 안전규격측정 등 13가지 항목의 테스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모든 검사를 마치는데는 4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구미공장에서는 55인치, 65인치, 77인치 올레드 TV를 생산하고 있다. 월 1만대 가량 올레드 TV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전 세계 13개국에서 올레드 TV를 생산하고 있는데 그중 규모가 가장 크다. LG전자 구미 공장 관계자는 “구미 공장의 생산 비중은 전체의 12% 수준이지만, 신모델은 늘 구미에서 먼저 생산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LG전자의 올레드 TV의 대중화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번인 문제 등 올레드 TV에 대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고, LCD TV 보다 화질이 뛰어난 것이 점차 소비자에게 각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의 휘도반감기는 10만 시간으로 하루에 10시간씩 TV를 보면 소비자가 지겨워서 못 볼 정도”라며 “올레드 TV의 품질과 수명 이슈는 없다”고 자신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앞세워 올해 1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45.4%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이 올레드 TV를 출시했고 파나소닉, 실립스 등도 올레드 진영에 합류해 본격적인 올레드 TV 시장이 열릴 것으로 LG전자는 예상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