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야구 원정경기는?

입력 2016-06-05 16:08 수정 2016-06-05 17:51

한국 최초의 야구팀은? 한국 최초의 원정경기는?

5일 출간된 대산문화 여름호는 최초의 한글 야구 규칙·용어집인 ‘야구규칙’에 대해 소개하면서 한국에서의 야구 유입과 관련한 흥미로운 내용을 전한다.

야구규칙은 문고본 크기로, 해방 2주년에 즈음해 1947년 8월 20일 출간됐다. 저자는 최상준이며, 출판사 이름 없이 최준혁이라는 발행인만 명기된 것으로 미루어 개인출판으로 보인다고 이 글을 쓴 홍윤표씨(OSEN 선임기자)는 전한다.

야구규칙의 저자 최상준은 “이 규칙은 서기 1945년 아메리카야구협회의 공인규칙과 같은 해 아메리카학생야구규칙에 준거해 저집(著輯)한 것”이라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자서(自序)와 야구연혁’을 통해 한국 야구 도입사와 관련한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을 밝히고 있다.

우선 한국 야구의 기원, 즉 도입시점을 1904년으로 천명했다. 이는 동아일보 기자 이길용이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조선야구사’에서 명기한 것과 같다. 이길용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손기정 사진의 일장기 말소사건’의 주인공이다.

이어 1905년 관립한성고등학교(경기고 전신)에 한국 최초의 학생야구팀이 탄생했음을 전한다. 1906년에는 경신학교(현 경신고 전신)가 팀을 만들어 서양인이 코치를 했고, 1907년에는 휘문의숙(현 휘문고 전신)이 팀을 조직했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다.

1909년 여름에 도쿄 유학생들이 야구팀을 만들어 귀국했고, 이 유학생들로 인해 룰이 전수되며 급속도로 야구팀이 생겨났다고 한다. 당시 유학생들이 착용한 스파이크가 달린 운동화와 정비된 운동복은 조선인들이 처음으로 접한 서양식 야구 복장이었다. 이어 1912년 10월에 전조선 연합팀을 만들어져 김린의 인솔하에 일본에 원정을 갔다는 사실을 적고 있다. 이 때가 한국 야구 최초의 해외원정 경기였다.

저자 최상준은 출간 동기에 대해 “야구운동경기에 전통적으로 우수한 소질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조선민족이 극악무도한 왜적의 최후의 발악으로 인해 야구경기의 용자(勇姿)를 세계운동무대에 자랑할 수 없었던 것은 참으로 울분에 넘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