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민주화 27주년 맞아 전직 두 대통령 주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입력 2016-06-05 07:55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4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 2명의 주도 아래 공산당 축출 27주년을 기념하고 우익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시위가 일어났다.

전직 좌파대통령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62)와 중도파 대통령이었던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64)가 선두에 나선 수만명의 시위대는 이날 거리를 행진했다.

폴란드는 지난 1989년 6월 4일 평화선거를 통해 공산주의를 축출하고 민주화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폴란드 보수당 정권은 집권이후 국가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증가하는데 치중, 헌법기관을 마비시키고 국영 언론을 정부 통제하에 뒀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유럽연합도 폴란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시민운동단체인 민주주의 수호위원회(KOD)는 “지난 해 11월 출범한 현 우익정부의 정책들이 유럽연합(EU) 미국과의 관계를 망치고 폴란드 국민 다수를 분노케하고 있다”며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코모로프스키 전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 폴란드를 원한다. 우리가 자유를 꿈꾸었고, 싸워서 쟁취했으며, 그것을 건설했기 때문이다”라고 군중을 향해 연설했다.

바르샤바 경찰은 시위참가자를 5만명으로 집계했다. 수도 바르샤바뿐만 아니라 폴란드 전역의 도시들과 베를린, 브뤼셀, 각지의 EU 본부가 있는 곳에서도 반정부 행진이 있었다.

한편 여당인 ‘법과 정의당’의 총재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이날 바르샤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여당의 정책은 폴란드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EU에서 폴란드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폴란드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것으로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권리를 주는 일”이라며 강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