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양 씨는 지난달 31일 야근을 마치고 마중 나온 만삭의 아내, 여섯 살 아들과 함께 귀가하던 중, 신변을 비관해 아파트 20층에서 투신한 대학생 유모 씨와 부딪쳐 숨졌다.
양대진씨의 유족들은 3일 광주광역시 북구 한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치른후 투신자살한 유모 씨의 아버지와 형을 만났다. 지난1일에 이은 두번째 만남이었다.
유 씨의 아버지와 형은 지난 1에도 양 씨의 빈소를 찾아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양 씨의 유족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날 두 번째 양씨 유족을 만난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유모 씨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정말 죽을 죄를 졌다"며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으려고 했지만 유족들이 "이러시면 안된다"며 말렸다. 유 씨의 형도 옆에서 유가족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유 씨의 아버지가 “내가 죄인”이라며 눈물을 흘리자 유족들은 유 씨 아버지의 손을 잡고 “슬픔을 이겨 내자”고 위로하며 “모두 아픈 상처다. 비극이 빨리 잊혀져 상처가 아물기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은 분노보다 용서를 선택했다.유 씨 가족이 경제적 능력이 없고 영구 임대아파트에 살며 80대 노모까지 봉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유족들은 보상 또한 받지 않기로 했다.
숨진 양 씨의 작은아버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인의 만삭 아내(36)도 처음에는 용서하지 않았지만 장례식이 끝난 후 용서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지난 3일 광주 북구 영락공원에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가 영면했다.
투신자살한 대학생도 양씨가 잠든 공원에 함께 잠들었다.
한편 양씨가 근무했던 곡성군청 공무원과 광주·곡성 주민들은 양 씨의 사망을 애도하며 곡성군청,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부의금과 성금을 전달하며 눈물 속에 그를 떠나보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