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모가 버릇을 고친다며 산속에 남겨 두고 왔다가 실종됐던 일본의 7세 소년이 실종 6일 만인 7일 발견됐다. 소년은 물을 마시며 허기를 견뎌냈고 특별한 외상없이 비교적 건강한 상태다. 소년이 무사히 발견되자 일본 열도 전체가 기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교도통신과 NHK방송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50분쯤 홋카이도 나나에정에서 초등학교 2년생인 다노오카 야마토(7)군이 군인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군인이 “야마토군이 맞느냐”고 묻자 소년은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소년은 “배가 고프다”고 호소했으며 군인이 준 주먹밥 2개를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다노오카가 발견된 곳은 처음 실종된 위치에서 4㎞ 떨어진 육상자위대 훈련장 내 막사 건물 안이다. 이 막사는 군인들이 훈련하다 잠시 쉬기 위한 용도로, 문이 잠기지 않아 소년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 매트리스가 30장 구비돼 있어 소년은 2장을 포개 그 안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날씨는 새벽에는 영상 5도까지 떨어지는 곳이다. 군 관계자는 "건물 밖을 나가서 헤매지 않고 줄곧 안에 머물며 체력을 보존했던 게 생존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아이가 똑똑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소년은 경찰에 “산길을 걸어 실종 첫날 막사에 다다랐다”면서 “막사 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마셨다”고 말했다. 소년은 다리에 가벼운 찰과상과 탈수증이 있는 것을 제외하곤 비교적 건강하고, 병원에서 가족과 재회한 뒤 활짝 웃었다고 NHK는 전했다.
다노오카는 지난달 28일 가족과 함께 방문한 공원에서 사람들과 차에 돌을 던져 아버지가 ‘버릇을 고치겠다’는 이유로 오후 5시쯤 나나에정 산림도로에서 차에서 내리게 했다. 아버지가 5분 뒤 돌아왔지만 아이는 사라진 뒤였다.
이 사건 뒤 일본에서는 부모의 자녀 훈육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부모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특히 실종 장소가 불곰이 출현했던 곳이어서 비난은 더욱 확산됐다.
아이의 아버지 다노오카 다카유키는 기자회견에서 “힘든 일을 겪게 해 미안하다고 아들에게 사과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말했다. 또 “벌이 너무 과했다”면서 “앞으로 더 큰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