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우여곡절 끝에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의 임시국회 소집 합의에 따라 오는 7일 본회의는 열리게 됐지만 국회의장단 선출 가능성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여야는 3일에도 원 구성 협상 난항과 관련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급급한 모습만 연출했다.
법정 시한 내 원 구성 완료를 공언했던 여야 3당은 교착상태가 이어지자 책임회피를 위한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더민주는 여당의 협상 거부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총선에서 패배한 집권당이 어떻게 이런 식의 협상태도를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청와대가 배후에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는 빠지라”며 “거부권 정국에 이어 또다시 정국을 파행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있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와 함께 새누리당을 압박하면서도 교차상태의 원인을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정쟁으로 몰아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3일째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협상에) 꼭 나와 달라”면서도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국회의장 및 주요 상임위원장 ‘쟁취 전투’를 중단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로서 어떤 흥정도,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혀 야당을 뒤집어 놨다. 여당이 반대하면 야당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던 두 야당의 허를 찌른 것이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단독으로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여야가 공동으로 제출하는 것이 관례라는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오랫동안 나눠 맡아왔는데, 그것을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말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우 원내대표의 전날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과거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국회의장직 사수 의지도 재확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여야 원구성 놓고 ‘책임회피’ 수싸움 치열
입력 2016-06-03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