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2인1조 허위근무 조작 지시 인정...'메트로는 슈퍼갑'

입력 2016-06-03 14:51
서울메트로는 3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 스크린도어 정비 용역업체에 2인1조로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미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서울시의회 긴급 업무보고에서 “작년 강남역 사고이후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하는 은성PSD와 유진메트로콤에 1인1조 근무한 것도 2인1조 근무한 것처럼 허위로 꾸미라고 시킨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일부 그런 사실이 발견됐다”고 답했다.

업무보고에서는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와 맺은 불평등한 계약이 도마에 올랐다. 김상훈 의원은 은성PSD가 승강장 안전문 고장 사고 발생시 원상복구와 손해배상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조항 등을 지적하며 “이 계약을 보면 누가 보아도 사고는 예견된 것”이라며 “이것은 ‘슈퍼갑질’이다. 상대편에 대한 지시사항이지, 어떻게 계약이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 은성PSD설립 당시 직원 125명 가운데 무려 90명이 서울메트로 출신인 사실도 드러났다.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정 사장대행은 “2011년 설립 당시 서울메트로 출신은 90명이었지만 퇴직 등으로 현재 36명이 남아있다”며 “서울메트로 출신의 연봉은 평균 5100만원으로 비정규직 직원의 2배 가량 된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가 주요 대책으로 추진중인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신언근 의원은 “자회사나 용역업체나 그게 그것이고 눈속임이다”며 “안전관련 업무는 직영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운기 의원도 “서울메트로가 자회사 설립을 편의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 사장대행은 “건설 당시부터 사실 문제가 많았다”며 “너무 짧은 기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보니 외국기술이 제대로 표준화되거나 우리 기술화되지 않은 채 설치돼 문제점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부실 시공된 것을 가지고 계속 운영하다보니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