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문신 새긴 MET의 새 음악감독 야닉 네제-세갱

입력 2016-06-03 13:48 수정 2016-06-03 20:09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야닉 네제-세갱. Jonathan Tichler/Met Opera

거북 문신을 한 젊은 음악감독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오페라단 가운데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가 2일(현지시간) 캐나다 출신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41)을 이번 시즌 이후 물러나는 제임스 레바인(73) 음악감독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네제-세갱은 음악감독 내정자로서 2016-2017시즌부터 메트의 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긴 하지만 상임 음악감독으로서는 2020-2021시즌부터 활동하게 된다. 2000년부터 캐나다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08년부터 네덜란드 로테로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및 2012년부터 미국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등 향후 몇 년 동안 꽉 차 있는 그의 연주 일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는 내정자로서 한 시즌에 2개 오페라를 연주하고, 정식 음악감독 취임 후에는 5개 오페라를 소화할 예정이다.

메트는 지난 4월 1976년부터 40년 동안 메트의 음악감독을 맡아온 레바인의 은퇴를 발표한 바 있다. 레바인은 메트에서 250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했지난 지난 몇 년간 파킨슨병 등에 의한 건강 악화로 지휘봉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메트의 명예 음악감독이 되는 레바인은 다음 시즌엔 신작 없이 리바이벌 프로덕션만 3편 지휘할 예정이다.

네제-세갱은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지만 일찌감치 지휘에 뜻을 뒀다. 16살에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해 주목받았으며, 메트에서는 2009년 ‘카르멘’으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메트 데뷔 당시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거의 매 시즌 메트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관현악과 오페라 모두에서 뛰어난 지휘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레바인의 뒤를 이을 후임으로 유력시돼왔다. 그는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트의 음악감독이 된 것은 나의 평생 꿈이 이뤄진 것”이라며 “거장 레바인의 뒤를 잇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40년만에 메트의 새로운 음악감독이 된 네제-세갱에 대해 미국 클래식계는 최근 침체된 메트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트는 올해 평균 객석 점유율이 72%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트 온 더 스크린’ 등을 통해 주목을 모은 피터 겔브 메트 총감독에 대해서도 최근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네제-세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사생활에 대한 기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는 캐나다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비올리니스트인 피에르 투르비유와 16년째 파트너로 지내오고 있으며, 오른쪽 어깨에 거북이 문신을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벨기에 맥주와 프라다, 가수 비요크,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의 팬이라고 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