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잇따라 ‘알파고-이세돌’ 정치 마케팅 왜?

입력 2016-06-03 10:28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인공지능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 대결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였다.

문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세돌은 승부에서 알파고에게 졌다. 하지만 이세돌은 영웅이 됐다"며 "'바둑의 낭만을 지키겠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게 아니다' 등의 말은 그 어떤 정치가의 연설보다 사람들의 마음 속을 파고들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대중을 휘어잡은 이세돌의 조용한 웅변이 부럽다"며 "승리 후 '한판의 승리가 이렇게 기쁠 수 없다'라며 환하게 웃던 이세돌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의 웃음이 인류에게 희망과 기쁨을 줬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치는 바둑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며 "작은 희생을 감수하며 훗날을 기약해야하고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야하는 것이 정치"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불공정, 반칙과 특권들로부터 'Resign(물러나다)'을 받고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세돌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글을 끝마쳤다.

안 대표는 올해 3월에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 당시 '인공지능과 바둑 심포지움 콘서트'에 참여해 경기를 관람한 바 있다.

안 대표는 또 지난달 19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축사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모두에게 충격과 감동을 줬다. 미래 변화는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제2의 과학기술 혁명과 교육혁명, 창업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3월에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알파고의 연승에서 인류가 느끼는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미래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내일이다. 익숙한 낡은 것과 이별하고 낯선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